777 슬롯 (魚尾)

고서(古書)는 대개 인판(印版)^주1에서 인쇄한 후 중앙을 접어 여러 장을 가지런히 포개서 오른쪽 가장자리를 묶어서 제본한다. 이때 중앙의 접히는 부분을 판심(版心) 또는 중봉(中縫)이라 한다. 판심에는 주로 축약된 서명(書名)과 권차(卷次), 장차(張次)를 기록하고, 그 아래위에 물고기 꼬리 모양으로 장식을 하였는데 이 장식을 777 슬롯(魚尾)라 한다. 처음에 777 슬롯는 접는 부분을 정확하게 표시하기 위해 넣기 시작하였으나 후대로 갈수록 책의 기본 형식으로 자리 잡아 시대별로 특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서에는 777 슬롯가 대체로 판심의 아래위 1/3 지점에 위치하는데, 상하단 모두에 있거나 상단에만 있는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또 777 슬롯가 향하는 방향은 대체로는, 상단의 777 슬롯는 아래쪽으로, 하단의 777 슬롯는 위쪽을 향하여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것이 보통이나, 종종 모두 아래쪽을 향하기도 한다. 단, 상단의 777 슬롯가 위쪽을 향하는 경우는 없다.

777 슬롯의 명칭으로, 위에 있는 것을 상777 슬롯(上魚尾), 아래의 것을 하777 슬롯(下魚尾)라 하고, 흰색 바탕으로 된 777 슬롯를 백777 슬롯(白魚尾), 검은색 바탕으로 된 777 슬롯를 흑777 슬롯(黑魚尾)라 부른다. 또 777 슬롯가 향하는 방향에 따라서도 이름이 달라진다. 상단의 777 슬롯가 아래로 향하고, 하단의 777 슬롯가 위로 향하고 있으면 ‘상하내향777 슬롯(上下內向魚尾)’ 또는 ‘내향777 슬롯(內向魚尾)’라 하고, 상하단의 777 슬롯가 모두 아래로 향하고 있으면 ‘상하하향777 슬롯’라 한다. 777 슬롯에 화문(花紋)^주2이 있으면 화문777 슬롯(花紋魚尾)라 부르는데, 판심에서 접히는 부분을 기준으로 양쪽의 꽃잎 수에 따라 그 숫자를 앞에 붙여 2엽화문777 슬롯, 3엽화문777 슬롯 등으로 부른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777 슬롯는 위치와 색깔, 방향, 꽃잎의 수에 따라 그 명칭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검은색 777 슬롯가 상하단에 있고 서로 마주보고 있으며, 중봉의 양쪽에 대조적으로 2개의 꽃잎이 음각^주3되어 있다면 ‘상하내향이엽화문777 슬롯(上下內向二葉花紋魚尾)’라는 이름이 붙는다.

777 슬롯는 원래 중국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한국에서 이것을 독특하게 발전 시켰으며, 시대별로 특징적인 모습이 있어서 이판(異版)을 가름하거나 간행 시기를 추정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되고 있다. 내향3엽화문777 슬롯는 중종 무렵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여 숙종 무렵에는 내향2엽화문777 슬롯와 섞여 드물게 나타나고, 영조 때부터는 대체로 내향2엽화문777 슬롯로 바뀌는 모습을 보인다. 또 판심의 777 슬롯에는 종종 각수의 이름을 새겨 넣거나 독특한 문양을 음각하였는데, 고서의 본문 내용과는 별개로 각수의 사적 기록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 판심 출판 개념 고서에서 책장의 접힌 중앙부.
• 흑구 출판 개념 판심의 아래위로 777 슬롯부터 인쇄 면의 양쪽 끝까지 중봉 부분에 그어져 있는 검은 묵선.
• 중종 조선시대사 인물 조선의 제11대(재위: 1506년~1544년) 왕.
• 숙종 조선시대사 인물 조선의 제19대(재위: 1674년~1720년) 왕.
• 영조 조선시대사 인물 조선의 제21대(재위: 1724년~1776년) 왕.
• 각수 출판 개념 판목에 글자를 새기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