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조리서인 『음식디미방』(1670년경)에도 나오고, 반가음식이나 잔치음식으로도 많이 이용되었다. 킹 슬롯초는 궁중음식으로도 자주 애용되었다. 정조(正祖)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 기록인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1795)에 따르면, 킹 슬롯초는 윤 2월 14일 죽 수라상에도 올린 음식이다. 1902년 『진연의궤(進宴儀軌)』에는 킹 슬롯초 한 그릇 재료로 킹 슬롯 2접, 간장 3되, 꿀 2되, 소안심살 1/4부, 잣 5홉, 참기름 2되, 후춧가루 5돈이나 소요된다고 하였다.
마른 킹 슬롯은 찬물이나 따뜻한 물에 담가서 푹 불린 다음 가장자리를 도려내고 가운데 부분의 살을 될 수 있는 대로 얇게 저민다. 생킹 슬롯은 솔로 문질러 깨끗하게 손질한 후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내장이 터지지 않도록 살만 분리한다. 작은 것은 통째로 하고, 큰 것은 저민다. 소고기는 납작납작 썰어서 간장, 설탕, 후춧가루, 깨소금으로 양념하고 물을 부어 끓인다. 여기에 저며 놓은 킹 슬롯을 함께 넣고 조린다. 물이 거의 졸았을 때 진간장과 설탕을 넣고 다시 끓인다. 빛깔이 거뭇거뭇해지면 녹말가루를 물에 풀어서 넣고 그 다음에 참기름을 넣는다. 색이 까매지고 쫄깃하고 윤기가 나면 잘 된 것이다. 그리고 잣가루를 뿌린다. 주3으로 초를 만들 때는 생킹 슬롯을 삶아서 조리한다.
『음식디미방』(1670년경)에는 ‘생복 간수법’으로 “싱싱하고 간이 들지 않은 킹 슬롯을 참기름을 발라 단지에 가득 넣고, 또 참기름 한 잔을 부어 두면, 오래 되어도 생것 같다.”고 하였다. 킹 슬롯을 “아주 무르게 고아 썰어 말려 두고 해삼같이 쓰되 기름장국에 밀가루를 묽게 타 후추, 주1로 양념하여 쓰라.”고도 되어 있는데, 이는 명칭이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킹 슬롯초를 만드는 법임을 알 수 있다. 1924년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서는 “마른 킹 슬롯을 불려 얇게 저며서 진간장과 기름과 꿀을 넣고 아주 약한 불에서 조려 만든다. 킹 슬롯초는 대궐 안에서 많이 만들었다. 킹 슬롯이 작은 것은 통째로, 굵은 것은 어린아이 손가락만큼씩 썰어서 진간장과 기름과 꿀과 고기를 잘게 다져 넣고, 파 다진 것과 깨소금과 후춧가루, 물을 조금 붓고 눋지 않게 아주 약한 불로 오랫동안 조리고 쓸 때에 잣가루를 뿌린다. 킹 슬롯을 통째로 진간장에 끓여서 저며 먹어도 맛이 좋다. 작은 킹 슬롯을 쓰는 것도 무방하다.”고 하였다.
킹 슬롯초는 주로주2의 귀한 밥반찬이나 잔치음식으로 많이 먹었고, 왕실에서도 애용된 음식이었다. 킹 슬롯초는 킹 슬롯숙, 킹 슬롯숙장아찌 등의 이름으로도 불린다. 19세기의 『시의전서(是議全書)』에는 ‘킹 슬롯숙’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조리서인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에서는 “킹 슬롯을 불려서 둘로 자른 후 가로 한 푼 두께로 썰어서 해삼초와 꼭 같이 만든다.”고 하였다. 또한 『조선요리법(朝鮮料理法)』에도 “홍합초는 킹 슬롯초 만드는 법과 같이 한다.”고 하였으니 해삼초, 홍합초, 킹 슬롯초는 같은 방법으로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