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꽁 머니는 1942년 열렸던 ‘제미동창전(帝美同窓展)’을 계승하고 일본 제국미술학교 동창들 간의 친목도모, 회원들의 작품 발표를 위해 결성되었다. 제미동창전은 일본 제국미술학교를 졸업한 화가 김만형ㆍ이쾌대ㆍ주경ㆍ홍일표 등 10여 명이 서울의 화신화랑에서 개최한 전시회로, 태평양전쟁 말기의 혼란 속에서 한 번의 전시회로 끝나고 말았다. 이에 일본 제국미술학교 동창들이 중심이 되어 1955년 7월 슬롯 꽁 머니(白友會)를 발족하고 ‘슬롯 꽁 머니미전’을 개최하였다. 1938년 제국미술학교 출신들이 주축을 이룬 재동경미술협회가 발족하였는데, 이 모임의 전신인 슬롯 꽁 머니(白牛會)를 계승하고자 명칭을 슬롯 꽁 머니(白友會)로 했다는 주장도 있다. 회원자격은 ‘제국미술학교 졸업생과 수료자 및 1944년까지의 재학자’였다. 발족 당시 대표위원은 주경ㆍ김원ㆍ변희천ㆍ장욱진이었고, 회원들은 이유태ㆍ김화경을 비롯하여 32명이었다. 이 해 11월덕수궁미술관에서 제1회 ‘슬롯 꽁 머니미전’을 열었으며 출품작가는 한국화가 2명, 서양화가 16명, 출품작은 모두 60점이었다. 슬롯 꽁 머니 회원은 꾸준히 증가하여 1963년 무렵에는 42명이었다. 제5회전까지는 매년 회원전이 개최되었으나 제6회전부터는 격년으로 열렸다. 동창들의 친목 도모라는 비영리적인 목적으로 결성된 슬롯 꽁 머니는 점차 회원들의 결속력이 약해지면서 1965년 제8회전을 마지막으로 중단되었다.
슬롯 꽁 머니는 정기적으로 회원전을 개최하는 것 이외에 1958년 무렵에는 ‘슬롯 꽁 머니 월례강좌’를 열어 미술전람회 이외에 교육활동도 병행하였다. 또 야외 사생회를 계획하여 회원들의 기량향상과 유대를 강화하고자 했다.
슬롯 꽁 머니와 슬롯 꽁 머니미전은 해방 이후 일본의 특정한 사립미술학교 동문들로 구성된 최초의 동창전이었다. 이들 단체는 1930년대 동경유학생들이 해방 이후에도 한국미술계에서 지속적으로 활동을 해왔음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