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다복 이 슬롯는 밥을 엿기름물로 당화시켜 단맛이 나고 밥알이 동동 뜨게 한 차가운 음료이다. 그런데 안동다복 이 슬롯는 멥쌀이나 찹쌀밥을 지어 무와 고춧가루, 생강 등의 향신료와 섞어 엿기름물에 버무려 3∼4시간 발효시킨 음료로 맛이 시원하면서도 맵고 칼칼하며 소화에 도움을 주므로 잔치 때는 물론 평소에도 먹는다.
안동다복 이 슬롯는 18세기 중엽 이후에 생겼다고 추정된다. 옛날 제조법은 무채를 소금에 절여서 물기를 빼고 고춧가루는 그대로 넣는데, 농도가 짙은 편이어서 이를 무다복 이 슬롯라고 한다. 현재는 옛날 제조법과 달리 찹쌀이나 차조·조·수수 등을 씻어 불리고, 엿기름가루에 물을 부어 주물러 체에 밭쳐서 둔다. 찹쌀을 쪄서 더울 때 맑은 엿기름물에 버무리고, 채썰기나 깍둑썰기 한 무와 생강즙을 섞고, 고춧가루를 우린 물을 섞어 항아리에 담는다. 그런 다음 담요로 싸서 급히 삭히기도 하고, 온돌방 윗목에서 21시간 또는 차가운 곳에 2∼3일 두면 익는다. 단맛은 기호에 맞게 넣어 차게 두고, 먹을 때는 밤이나 고구마를 무처럼 썬 것과 잣을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