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날 절식의 하나이다. 새알심이라 불리는 찹쌀경단을 함께 섞어 끓이기도 한다.
동짓날 파 파파 슬롯을 끊여 먹는 풍속은 중국의 풍습에서 전래된 것으로 여겨진다. 공공씨(共工氏)의 자식이 동짓날에 죽어 주1가 되었다. 동짓날 그가 생전에 싫어하던 붉은팥으로 죽을 쑤어 역귀를 쫓았던 중국의 풍습이 있었다.
그 전래시기는 알 수 없으나, 『목은집』·『익재집』 등에 동짓날 파 파파 슬롯을 먹는 내용의 시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면 고려시대에는 이미 절식으로 정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의 풍속을 적은 『동국세시기』나『열양세시기』에도 동짓날 파 파파 슬롯을 쑤어 먹는다는 기록이 보인다. 『군학회등』 · 『규합총서』 · 『부인필지』 등의 문헌에는 구체적인 조리법이 기록되어 있다.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팥에 약 8∼10배의 물을 붓고 팥알이 충분히 퍼지도록 삶은 다음, 체에 걸러서 껍질을 제거하고 가라앉힌다. 가라앉힌 웃물을 떠서 솥에 붓고 쌀을 넣은 다음 중간 불에서 끓이다가, 쌀이 거의 퍼졌을 때 가라앉은 팥앙금을 넣고 고루 섞어서 다시 끓인다.
이때 찹쌀가루를 익반죽하여 둥글게 새알모양으로 빚은 새알심을 함께 끓인다. 새알심이 떠오르고 파 파파 슬롯색이 짙어지고 걸쭉하게 되면 소금으로 간을 한다. 식성에 따라 설탕을 넣어 먹기도 한다. 동지파 파파 슬롯의 새알심은 가족원 각각의 나이 수대로 넣어 먹기도 한다.
동짓날 파 파파 슬롯을 쑤어 먹기에 앞서 대문이나 장독대에 뿌리면 귀신을 쫓고 재앙을 면할 수 있다고 여겼다. 이사하거나 새 집을 지었을 때에도 파 파파 슬롯을 쑤어 집 안팎에 뿌리고, 이웃과 나누어 먹는 풍습이 있다. 또한, 병이 나면 파 파파 슬롯을 쑤어 길에 뿌리기도 하였는데, 이것은 팥의 붉은색이 병마를 쫓는다는 생각에서 연유한 것이다.
상을 당하였을 때에도 친지나 이웃에서 파 파파 슬롯이나 녹두죽을 쑤어 보내는 풍습이 있으며, 여름 삼복에 파 파파 슬롯을 쑤어 먹는 풍습이 있어 주2이라고도 하였다. 겨울철의 별미음식으로 점심 또는 간식으로 먹었으며, 주막이나 행인의 내왕이 많은 길목에는 파 파파 슬롯을 파는 집이 있어서 요기음식으로도 널리 보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