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그마틱 슬롯투(氈笠套) 또는 프라그마틱 슬롯골 또는 벙거짓골이라고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군복에 프라그마틱 슬롯이라는 벙거지 모양의 모자를 썼는데, 프라그마틱 슬롯투는 바로 이 프라그마틱 슬롯의 모양을 본따서 만든 것이다. 프라그마틱 슬롯투는 대개 무쇠나 곱돌로 만들며, 들기에 편리하도록 양편에는 고리모양의 손잡이가 달려 있다.
프라그마틱 슬롯투를 벙거짓골이라고도 부르는 것은 그 모양이 마치 벙거지를 젖혀놓은 것과 비슷하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다. 조선시대의 실학자 이지함(李之菡)이 프라그마틱 슬롯을 비올 때에는 쓰고, 집에서는 밥을 지어먹었다는 일화가 전하여질 정도로 프라그마틱 슬롯과 프라그마틱 슬롯투는 그 모양이 흡사하다.
프라그마틱 슬롯투에 전골을 끓일 때에는 가운데 오목한 부분에 육수를 붓고, 둥근 가장자리에 잘게 썰어 양념한 고기·어패류와 버섯·양파·미나리 등의 채소를 채썰어 가지런히 놓았다가 먹기 직전에 육수에 이들 재료들을 넣고 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