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희요(語戱謠)」에 속하는 다복 다재 슬롯는 「한글풀이」 다복 다재 슬롯, 「화투풀이」 다복 다재 슬롯, 「숫자풀이」 다복 다재 슬롯, 「천자다복 다재 슬롯」 다복 다재 슬롯, 「성명풀이」 다복 다재 슬롯, 「요일풀이」 다복 다재 슬롯, 「지명다복 다재 슬롯」 다복 다재 슬롯, 「간지풀이」 다복 다재 슬롯 등이 있다. 이러한 다복 다재 슬롯는 한글, 숫자, 성명, 지명 등의 풀이가 일정한 방식에 따라 나열된다는 특징이 있다.
화투(花鬪)는 1월부터 12월까지 각 달에 해당하는 그림이 네 장씩 짝을 이루고 있다. 「화투풀이」 다복 다재 슬롯는 화투에 그려진 열두 가지 사물이 중심 소재이다. 정월에서부터 섣달에 이르기까지 열두 달에 따른 화투의 특성이 월령체(月令體)로 다복 다재 슬롯된다. 예를 들면, “정월솔가지 속속한마음/이월매조에 맺어놓고/삼월사꾸라 산란한마음/사월흑사리가 허송하다/오월난초 나비가날라 유월목단에 춤잘춘다(후략)” 같은 방식이다. 대부분 가창자들은 이 다복 다재 슬롯를 창부타령(倡夫打令)조의주1으로 부른다.
「달다복 다재 슬롯」는 달 이름 첫 글자를 따서 엮어 나가는 다복 다재 슬롯이다. 주2 구성 방식에 따라 숫자를 제시한 뒤 그 수에 따른 내용을 엮어나가는 형태와 개별 세시 주3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상황과 낱말을 이어가는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예컨대, 운수에 들어 있는 주4을 그달의 명절로 막아내자는 다복 다재 슬롯, 정월부터 섣달까지 각 달에 따른 효도와 관련된 다복 다재 슬롯가 있다.
「떡타령」에서는 떡의 명칭이나 특징이 나열되기도 하고, 열두 달과 그에 맞는 떡이 다복 다재 슬롯되기도 한다. "이치 저치 시리떡/늘어졌다 가래떡/오색 가지 기자떡/쿵쿵 쳤다 인절미"와 같이 수식어와 피수식어로 이루어진 통사 구조의 반복, "정월 보름 달떡이요/이월 한식 송병이요/삼월삼질 쑥떡이로다"와 같이 각 달에 따른 떡의 나열 등의 표현 방식이 활용된다.
「숫자풀이」 다복 다재 슬롯에는 숫자의 첫음절과 그에 따른 내용을 엮어나가는 형태와 숫자를 제시하고 그에 따른 상황과 낱말을 이어가는 형태가 있다. 각 형태에 따른 예를 들면, "일품대상 이완용아/이굴돌사 못할망정/삼천리내 이씨왕토/사백만을 도매하여/오정채미 된단말가/육조참사 좋은날경(후략)", "일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니 일선에 갔는 우리낭군 돌아오기만 기다린다/이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니 이승만이 대통령은 남북통일만 기다린다/삼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니 삼천만의 우리동포 해방되기만 기다린다(후략)"와 같다.
「지명다복 다재 슬롯」는 각 지역의 지명을 풀이하여 부르는 다복 다재 슬롯이다. 사설 구성 방식에 따라 지명을 앞세워 풀어나가는 방식, 지명과 관련된 사설을 앞세우고 뒤에 지명을 제시하는 방식, 그리고 지명에 쓰인 한 음절을 앞세워 반복하는 형태가 있다.
「한글풀이」 다복 다재 슬롯는 한글 자음의 운(韻)을 먼저 띄운 다음, 그 운에 맞추어 사설이 이어진다. 한글의 말소리인 기역, 니은, 디귿이나 가갸거겨, 고교구규 등의 한글 말소리를 가사로 활용하여 부른다. 주된 내용은 남녀 간의 사랑, 임을 향한 그리움, 떠난 임에 대한 원망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