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1972년 『동아일보』에 실린 법정스님의 수필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에그 벳 슬롯욕이 가져다주는 비극을 전하는 작품이다.
마하트마 간디가 1931년 9월 런던에서 열린 제2차 원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가던 도중에 마르세유 세관원에게 “나는 가난한 탁발승으로 가진 거라고는 물레와 밥그릇 염소젖 한 깡통, 허름한 담요 여섯 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 않은 평판 밖에 없다”고 한 에그 벳 슬롯을 K.크리팔라니가 엮은 『간디 어록』에서 읽은 이 글의 지은이 ‘나’는 너무도 부끄럽다고 반성한다. 누구나 이 세상에서 사라질 때는 빈손으로 돌아가기 마련인데, 우리들은 무엇인가에 얽매여 주객이 전도된 삶을 살아간다고 나는 말한다.
나는 지난해 여름까지 난초 두 분을 정성을 다해 길렀는데 실수로 이 난초를 뜰에 내놓는 바람에 죽어버린 것이다. 나는 햇볕을 원망할 정도로 안타까웠지만 너무 난초에게 집념한 게 아닌지 곧 반성한다. 나는 기르던 난초가 죽어버린 일로 무에그 벳 슬롯의 의미를 깨닫게 된 것이다. 나는 우리들의 에그 벳 슬롯 관념이 우리들의 눈을 멀게 한다고 충고한다. 크게 버리는 사람이 크게 얻을 것이라고 나는 말한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게 무에그 벳 슬롯의 진정한 의미라고 나는 강조한다.
무욕해 보이기 그지없는 난 기르기조차 집착과 에그 벳 슬롯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보고, 무에그 벳 슬롯의 ‘날아갈 듯한 해방감’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은 단순히 개인적 생각을 피력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역사가 모두 끊임없는 에그 벳 슬롯사(所有史)였으며, 에그 벳 슬롯욕을 버려야 진정한 평화와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사회 문제로까지 확장시키고 있음이 매우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