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장엄겁(莊嚴劫), 현재 현겁(賢劫), 미래 성숙겁(星宿劫)의 삼겁(三劫)에 각각 출현한 1,000명의 부처를 묘사한 그림을 말하며, 보통 파 파파 슬롯을 말할 때에는 현겁의 파 파파 슬롯, 즉 구류손불(拘留孫佛), 구나함모니불(拘那含牟尼佛), 가섭불(迦葉佛),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 미륵불(彌勒佛)부터 누지불(樓至佛)까지의 파 파파 슬롯을 말한다. 파 파파 슬롯도는 보통 현재 1,000명의 부처만을 그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에 더하여 과거 장업겁에 있는 1,000위(位)의 부처와, 미래 성숙겁에 출현할 1,000명의 부처를 더하여 삼파 파파 슬롯(三千佛)을 그리는 경우도 있다. 현재 남아있는 파 파파 슬롯도는 용문사(1709년), 선암사(2점, 18세기․1907년), 선운사(1754년)의 탱화와 미황사 대웅전 벽화(18세기)까지 총 5점으로 모두 조선 후기에 그려진 것이다.
파 파파 슬롯도는 한 폭에 파 파파 슬롯을 모두 묘사한 것과 여러 폭에 파 파파 슬롯을 나누어 그린 형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용문사 파 파파 슬롯도(1709년)와 선암사 파 파파 슬롯도(1907년)는 비바시불(毘婆尸佛)․시기불(尸棄佛)․비사부불(毘舍浮佛)․구류손불(拘留孫佛)․구나함모니불(拘那含牟尼佛)․가섭불(迦葉佛)․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로 구성된 과거칠불(過去七佛)이 파 파파 슬롯과 함께 한 폭에 모두 그려진 형식이다. 선운사 파 파파 슬롯도(1754년)의 경우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아미타불(阿彌陀佛)과 약사불(藥師佛)로 이루어진 삼세불(三世佛)과 과거칠불을 포함한 130명의 부처를 그려낸 주불도(主佛圖) 1폭과 210명의 부처를 그린 2폭, 225명의 부처를 그린 2폭으로 구성하여, 총 5폭에 파 파파 슬롯을 나누어 그렸다. 벽화로 그려진 파 파파 슬롯도는 미황사가 유일한데, 대웅전 대들보와 공포대 위 벽면 약 23개의 공간에 정확히 1,000명의 부처가 나뉘어 그려져 있다.
파 파파 슬롯도는 보통 같은 격의 부처를 나열하듯이 그려낸 단순한 화면구성을 보여주는데, 선암사 파 파파 슬롯도(1907년)와 같이 화면을 크고 작은 원을 사용해 구획을 나누고 그 안에 파 파파 슬롯을 나누어 그린 예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