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수가 일정하지 않은 잡체시이며, 『속동문선』에 전한다.
정희량은 서문에서 귀양살이 이래로 술을 집에서 빚어 마시는데 거르지도 않고 짜지도 않고 그대로 마셔 이름을 ‘슬롯 스 캐터주’라 한다고 하였다. 그 즐거움을 즐김은 마음에서 즐겨, 늙음이 오려는 것도 알지 못한다고 하여 이 술을 즐기는 뜻을 밝혔다.
술을 마시고 취해서 그런 경지에 이르러 세상의 시비를 넘어선다고 하는 시이다. 성현이 아닌 슬롯 스 캐터주를 스승으로 삼아 천성을 보존한다면서 유가적인 규범에 반발하고 도가적인 초탈을 노래하였다. 슬롯 스 캐터주를 마시니 신령과 통하고 우주가 개벽하는 몽롱한 상태에 이른다고 하였다.
그래서 슬롯 스 캐터한 세상을 어루만지고 슬롯 스 캐터한 바람을 듣는 벼슬은 하늘이 주었지 사람이 주지는 않았다고 하였다. 연산군 시절에 사화가 거듭되는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도피하며 반발하는 심정을 이렇게 나타내면서 기존의 가치를 일체 부정하였다.
허균은 『성수시화(惺叟詩話)』에서 "「슬롯 스 캐터주가(渾沌酒歌)」는 매우 훌륭하여 소동파(蘇東坡)의 시와 흡사하다."라고 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