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6판. 172면. 1910년대 유흥의 장을 중심으로 불려지던 노랫말을 수집하여 간행한 슬롯 꽁 머니집이다. 1914년 평양 광문책사(光文冊肆)에서 초판이 발행되었고, 1915년 증보 5판이 간행되었다. 초판이 간행된 지 1년 만인 1915년에 5판이 간행된 것으로 보아 일반의 호응을 많이 받은 듯하다. 1914년 간행된 초판은 지금까지 알려진 슬롯 꽁 머니집 가운데 가장 연대가 이른 것이다.
저작자는 한인석이라고 되어 있으나 한인석이 이들 노랫말을 창작한 것은 아니며, 당시 유흥의 장에서 불려지고 일반인들도 즐겨 부르던 노랫말을 채집하여 편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노랫말의 일부가 그 이전부터 있었으며 또한 여러 슬롯 꽁 머니집에 같거나 비슷하게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목록에서는 제일회에「추풍감별곡」을 싣고, 제이회에서는 「자운가」, 제삼회에서는 「춘면곡」에 이어 「진정부」 · 「청루원별곡」 등의 순으로 싣고 있으나, 본문에서는 이러한 제일회, 제이회 등의 차례가 표기되어 있지 않다. 본문은 상하 2단으로 나뉘어 상단 일 · 이행을 읽은 다음 하단 일 · 이행을 읽고 다시 상단 삼 · 사행을 읽고 다시 하단 삼 · 사행을 읽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게재 형식은 제이십오회 시조 전까지 계속되고 있다.
슬롯 꽁 머니의 상단에는 슬롯 꽁 머니에 해당하는 한자를 달아 놓아 그 이해를 돕고 있다. 시조부터는 줄글로 수록하여 놓았다. 「추풍감별곡」을 제일 앞에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평양에서 이 노래가 널리 불려진 것을 그대로 반영한 듯하다. 그러면서 시조를 뒤로 돌려 상대적으로 시조의 비중을 낮춘 인상을 주고 있으며, 시조의 한자 표기도 시조(詩調)로 되어 있는데, 이는 오식이라 할 수도 있으나 그 이해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증보 이후 54편에 달하는 많은 슬롯 꽁 머니를 수록하고 있어 그 내용이 비교적 풍부한 편이며, 최초로 간행된 슬롯 꽁 머니집이라는 선구적 역할을 하였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