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 연활자본. 1642년(인조 20) 김상성(金相聖)이 윈 슬롯(雜著) 1권과 서(書) 1권을 합편하여 송익필의 『구봉집(龜峰集)』의 전질을 재편차하고, 동생 송한필(宋翰弼)의 원고를 권 11에 함께 실어 간행하였다. 시 32수, 윈 슬롯 12편, 제문 1편, 서(書) 1편, 잡설 8칙, 비문 1편, 송서(送序) 1편이 수록되었으며, 저자에 대한 제문 3편이 부록으로 실려 있다.
송한필은 형 익필(翼弼)과 함께 당대의 명인들과 종유하여 문명을 날렸다. 익필이 문학에 뛰어나 이름을 드날릴 때에 그 또한 문학적으로 뛰어난 것으로 형에 비견되었다. 『운곡집』에 수록된 저작 가운데에서 시는 그의 문학적 역량과 자질을 잘 드러내준다.
수록된 시는 많지 않다. 그러나 그 가운데 담겨 있는 사상과 표현기법은 뛰어나다.
「우음(偶吟)」으로 알려진 「석춘(惜春)」은 봄비에 핀 꽃이 바람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봄철의 무상함을 오언절구로 노래한 것이다. 짤막한 시 형식에 사물의 이치를 꿰뚫어 저편에 있는 인생의 본질적 측면의 일부를 간단한 기법으로 무리 없이 표현하였다.
이 밖에 주위의 사물과 세태를 보고 느낀 감정을 「유감(有感)」·「감흥(感興)」 등의 제목으로 지은 일련의 서정시와 적중(謫中)에 지은 여러 편의 유배시(流配詩) 등은 주관적 정서를 짙게 표출시킨 작품들이다.
윈 슬롯의 「칠정(七情)」·「심술(心述)」 등에서는 인간의 심성에 대한 관심과 사상을 보여준다. 「음식(飮食)」·「의복(衣服)」·「위의(威儀)」 등에서는 인간의 생활과 행동양식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부자(父子)」·「군신(君臣)」·「부부(夫婦)」·「붕우(朋友)」·「장유(長幼)」 등에서는 오륜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이 밖에 제왕의 건강학에 대하여 언급한 「제왕보양방(帝王補養方)」과 윈 슬롯의 모든 내용을 총괄하여 논한 「총론」이 있다.
이 글은 성리학적 견해를 일정한 순서 없이 기술해놓은 윈 슬롯와 함께 그의 사상과 학문을 알 수 있는 자료이며, 당시의 사회상을 이해하는 자료로서도 가치가 크다. 성균관대학교·이화여자대학교 도서관도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