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지역에서만 부는 아리스 토크 랏 슬롯을 지방풍 또는 국지풍(局地風)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지방풍 중 대표적인 것이 높새아리스 토크 랏 슬롯이다. 예로부터 북쪽을 ‘높[高]’ 또는 ‘뒤[後]’, 동쪽을 ‘새[沙]’라고 하였다. 즉, 높새란 북동쪽을 가리키고, 북동쪽에서 불어오는 아리스 토크 랏 슬롯을 높새아리스 토크 랏 슬롯이라고 한다.
높새아리스 토크 랏 슬롯은 늦은 봄에서 초여름에 걸쳐 차고 습기를 띤 한대 해양성 기단인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동해까지 확장되어 정체하다가 태백산맥을 넘어 서쪽으로 불어내리면서 푄(Föhn) 현상을 일으켜 고온 건조한 아리스 토크 랏 슬롯으로 부는 것이다.
높새아리스 토크 랏 슬롯이 불면 기온이 높아지고, 대기가 건조해진다. 예로부터 영서지방의 농민들은 높새아리스 토크 랏 슬롯으로 인하여 초목이 말라 죽으니 이를 녹새풍(綠塞風)이라고 하였고, “7월 동풍이 벼를 말린다.”고 하여 곡살풍(穀殺風)이라고도 불렀다. 높새아리스 토크 랏 슬롯은 주로 영서지방을 비롯하여 경기도·충청도·황해도에 걸쳐 영향을 미치나 때로는 그 외의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고려사(高麗史)』에는 “인종 18년(1140)에 간풍(艮風: 샛아리스 토크 랏 슬롯)이 5일이나 불어 백곡과 초목이 과반이나 말라 죽었고, 지렁이가 길 가운데 나와 죽어 있는 것이 한줌 가량 되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 강희맹(姜希孟)의 『금양잡록(衿陽雜錄)』에는 “영동지방은 아리스 토크 랏 슬롯이 바다를 거쳐 불어와 따뜻해서 쉽게 비를 내리게 하여 식물을 잘 자라게 하나, 이 아리스 토크 랏 슬롯이 산을 넘어가면 고온 건조해져 식물에 해를 끼친다.”라고 하였다. 따라서 영동지방 사람들은 농사철에 동풍이 불기를 바랐으나 영서지방 사람들은 동풍 대신 서풍이 불기를 바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