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안 당남우영이라는 곳에 있다. 당은 큰 후박나무를 중심으로 잡목이 우거져 있고, 그 앞에 돌로 제단을 만들었으며, 주위를 돌담으로 울타리를 두른 형태이다.
신의 이름은 당나미문씨아리스 토크 랏 슬롯인데, 잘 위하면 수렵의 풍요와 여러 가지 복을 내려주고, 위하지 않으면 옴 등 여러 가지 피부병과 눈병을 앓게 한다고 한다.
본풀이에 따르면 신은 본래 가시리문씨 영감의 딸이었다 한다. 딸이 일곱 살 때에 들판에 딸기를 따먹으러 갔다가 모진 강풍에 길을 잃어 산야를 헤매다가 한라산 백록담에 가서 7년 동안을 살았다.
7년 동안 몸뚱이는 산 속의 가시덤불에 긁혀 허물이 생기고 나무같이 되어 이끼가 돋고, 얼굴과 손발만이 사람모양이었다. 이때 호근리 허 포수가 사냥하러 갔다가 짐승인 줄 알고 쏘려다가 사람임을 확인하고 문씨 영감에게 데려다주었다.
문씨 영감은 7년 동안이나 찾던 딸을 만나 기뻐서 맞이하였으나, 딸은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한라산의 산신백관(山神百官)입니다.” 하고 세상일을 척척 알아맞히는 사람이 되었다.
어느 해에 정의현(旌義縣)에서 인궤(印櫃: 관아에서 쓰는 인을 넣어 두던 궤)를 잃어버려 찾지를 못하자, 할 수 없이 문씨 아리스 토크 랏 슬롯를 청해다 찾아주도록 부탁하였다. 문씨아리스 토크 랏 슬롯는 통인(通引:지방관아의 잔심부름하던 사람)이 숨겨놓은 곳을 알아맞히어 인궤를 찾아주고 후한 대접을 받고 돌아왔다.
그리고 부모에게 “나는 산신백관이 될 사람이니 죽으면 아버지가 살던 당남우영 큰 바위 아래 좌정하여 정축일에 마을사람들한테서 치성을 받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죽었다.
그래서 마을사람들은 이곳에 당을 만들어 문씨 아리스 토크 랏 슬롯를 모시고 위하기 시작하였다. 지금도 정축일이 되면 마을 부녀자들이 제물을 차려와서 심방을 빌려 가내 안전과 생업의 풍요를 개별적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