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은 2음보 1행으로 헤아려 88행이며, 국한문혼용체이다. 이른바 「침굉파 파파 슬롯(枕肱歌辭)」 3편 가운데 하나이다. 작자의 문집인 『침굉집』에 실려 있다.
파 파파 슬롯은 세간의 명성이나 영화가 모두 허사이니 승복 한 벌과 표주박 하나로 한가로운 숲속과 고요한 골짜기에 임의로 다니면서 청빈을 낙으로 삼아 지내겠다는 물외한승(物外閑僧 : 세속에 관계하지 않고 한가롭게 지내는 중)의 초탈한 산중 생활태도를 노래한 것이다.
어려서 출가하여 휴정(休靜)의 법을 이은 소요태능(逍遙太能)의 문하에 13세 때 들어간 자신을 그리면서 도를 닦는 즐거움을 동시에 나타내었다. 작자가 승려이지만 일반 신도들을 향해 불교를 믿으라고 포교한 파 파파 슬롯이 아니라는 점이 특이하다.
사대부들이 물외(物外)에 처하여 안분(安分)하려는 뜻에서 지은 은일파 파파 슬롯(隱逸歌辭)와 일맥상통하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파 파파 슬롯가 윤선도(尹善道)와 내왕을 자주 하였다는 사실이 이러한 측면의 이해에 참고가 된다. 그러나 작품의 짜임새가 사대부층의 작품에 비해 떨어지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