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 캐릭터 슬롯기」는 김만중의 「로아 캐릭터 슬롯몽」을 중국인이 개작한 「로아 캐릭터 슬롯루」를 조선인이 첨삭하여 지은 한문소설이다. 9권 9책의 한문 필사본으로, 총 35회의 장회체 소설이며, 영남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로아 캐릭터 슬롯몽」과 유사하나, 그 분량이 2~3배가량 늘어났다.
김진수(金進洙)의『벽로집(碧蘆集)』에 실려 있는 「연경잡영(燕京雜詠)」은 1832년 동지사행 때의 기록인데, 한시와 그 주석에 중국에서 「로아 캐릭터 슬롯몽」을 10책의 「로아 캐릭터 슬롯루」로 개작했다는 내용이 있다. 인천광역시 미추홀도서관 소장본 「신증로아 캐릭터 슬롯루(新增九雲樓)」는 총 10권 10책 중에서 6권 6책만 남아 있는 이본으로, 중국 각본(刻本)을 조선인이 필사한 것이다. 영남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신증재자로아 캐릭터 슬롯기(新增才子九雲記)」는 9권 9책의 한문 필사본으로, 조선에서 필사한 「신증로아 캐릭터 슬롯루」에 첨삭을 가한 것이다. 이 「로아 캐릭터 슬롯기」의 끝에 ‘무명자첨산(無名子添刪)’이라는 말이 있으나, 무명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천태산 연화 도량의 성진이 양소유로 환생하여 팔선아(八仙娥)의 환신인 2처와 6첩을 차례로 맞아 공명 훈업(功名勳業)을 이루었으나 환몽을 깨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여덟 명의 비구니와 극락세계로 간다는 내용으로, 그 전체적인 줄거리는 「로아 캐릭터 슬롯몽」과 같다. 그러나 「로아 캐릭터 슬롯몽」에 비해 그 분량이 2~3배가량 늘어났고, 중국인이 지은 「로아 캐릭터 슬롯루」가 모본이므로 백화체가 구사되고 있다. 내용 면에서는 서두에 서왕모의 반도연(蟠桃宴)이 들어갔고, 주인공의 적대자가 설정되었으며, 「로아 캐릭터 슬롯몽」에서의 토번의 침입이 일본의 침입으로 바뀌는 등 적지 않은 주1가 일어났다. 그리고 「홍루몽(紅樓夢)」·「수호전(水滸傳)」·「경화연(鏡花緣)」 등 중국 소설의 영향도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