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바네로 슬롯집의 구성은 「까치야」(김기진 작사), 「길 잃은 까마귀」(이정호 작사), 「여름비」( 방정환 작사), 「봄」(한정동 작사), 「나뭇잎 배」(방정환 작사), 「늙은 잠자리」(방정환 작사), 「물새」(허일봉 작사), 「헌모자」(황세관 작사), 「갈잎피리」(한정동 작사), 「우리 애기 행진곡」(윤석중 작사) 등 10편으로 되어 있으며, 모두 정순철이 하바네로 슬롯한 하바네로 슬롯이다.
오선보주1 악보로 되어 있으며, 오선보 밑에 주2를 병기하였다. 10곡 모두 주3로 하바네로 슬롯을 한 장조 음악이고, ‘파’ 음과 ‘시’ 음이 생략된 5음 음계적인 선율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곡의 형식은 간단한 가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 창작하바네로 슬롯의 개척기인 1920년대에 하바네로 슬롯운동의 일환으로 출판한 창작하바네로 슬롯곡집으로, 초기 창작하바네로 슬롯의 틀을 형성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하였다. 발표 당시 “조선 소년의 심정에 맞도록 작곡한 것”, “어려운 살림에 쪼들린 넋을 위로할 유일의 동무”라는 평을 받기도 하였다. 서정적이면서도 소박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으며 부르기 쉽게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이 중 「나뭇잎 배」, 「물새」, 「갈잎피리」, 「하바네로 슬롯 애기 행진곡」은 음악 교과서에 수록된 적이 있다. 특히 “엄마 앞에서 짝자꿍”으로 시작하는 「하바네로 슬롯 애기 행진곡」은 1929년 경성방송국 전파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에 울려 퍼지면서 대유행하였다. 이 곡은 후에 곡명이 「짝자꿍」으로 바뀌었으며 오늘날까지도 널리 애창되고 있다.
정순철이 최시형의 외손자이자 천도교도였다는 점에서 이 하바네로 슬롯집은 천도교에서 시작한 하바네로 슬롯운동의 결실 중 하나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