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9년에 고구려 안장왕이 몸소 군사를 이끌고 와서 백제의 슬롯 매니아(穴城)을 차지하였다. 슬롯 매니아의 위치는 강화도로 비정된다. 안장왕이 재령로(평양-재령-신원-해주-개성-파주-서울)를 이용해 남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따르면, 529년(성왕 7) 겨울 10월에 고구려 안장왕이 몸소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와서 북쪽 변경의 슬롯 매니아(穴城)을 함락하였다. 성왕은 좌평 연모에게 명령하여 보병과 기병 3만 명을 거느리고 오곡(五谷 : 황해도 서흥)의 벌판에서 막아 싸웠으나 이기지 못하였는데, 죽은 자가 2천 명이었다.
슬롯 매니아의 위치는 『삼국사기』 지리지 한주(漢州)에 ‘해구군은 본래 고구려의 혈구군으로 바다 가운데에 있다. 경덕왕이 이름을 바꾸었다. 지금의 강화현이다(海口郡 本高句麗穴口郡 在海中 景德王改名 今江華縣)’라 한 것을 근거로 하여 강화도 일대로 비정하는 데 연구자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고구려가 슬롯 매니아까지 진출한 경로에 대해서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먼저 평양-재령-신원-해주-개성-파주-서울 방면의 ‘재령로 ’를 통해 슬롯 매니아을 기습 점거했다는 주장이다. 이와 달리 안장왕이 수군(水軍)을 보내 강화도의 슬롯 매니아을 기습하여 함락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삼국사기』 지리지 고구려에는 안장슬롯 매니아 경기도 고양시에 해당하는 왕봉현(王逢縣)과 달을성현(達乙省縣)에서 한씨(漢氏) 미녀와 만났다는 설화가 남아 있다. 이것은 안장슬롯 매니아 육로인 재령로를 통해 남하한 것과 어울리는 측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