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 203㎝, 가로 213㎝ 크기의 비단 바탕에 채색으로 댄 슬롯보살과 시왕 등 명부의 성중들을 그렸다. 2011년 8월 26일에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댄 슬롯보살은 두건을 쓰고 오른손에는 육환장을, 왼손에는 보주를 쥐고 할절의(割截衣)를 입고 있다. 가슴에는 영락장식이 있고 팔목에 팔찌를 둘렀으며 귀고리를 달았다. 육환장 고리 안에는 편단우견에 항마촉지인을 한 석가모니불이 있다. 댄 슬롯보살과 같은 얼굴을 한 도명존자는 합장을 하였고 시왕과 같은 얼굴을 한 무독귀왕은 경함을 두 손으로 받치고 있다. 시왕들은 붓 혹은 홀을 들거나 합장을 하거나 수염을 매만지거나 손짓이 다양하며 관 또한 원유관, 통천관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열 번째 왕인 오도전륜대왕(五道轉輪大王)은 투구를 쓴 장수의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동자 둘, 판관 둘, 사자 둘, 옥졸과 장군 하나 등으로 명부의 모든 권속들을 빠짐없이 그렸다. 구름에 둘러 쌓인 육광보살은 꽃을 들거나 합장을 하고 있다. 조선시대 댄 슬롯시왕도에 나오는 모든 성중들을 온전히 표현하여 구성에서 흠잡을 데가 없다. 성중들의 상호도 좋고 녹색과 붉은 색감도 곱고 필선도 부드럽다.
1777년(정조 1)에 대웅전에는 삼세불도와 댄 슬롯시왕도를, 팔상전에는 영산회상도를 각각 봉안하였다. 세 불화 모두 정조대 전라도를 대표하는 우수한 불화이다. 영조대를 거치며 절정에 다다른 불화의 경험이 잘 담겨있다. 불갑사에 명부전이 있지만, 불화를 걸 공간이 없기 때문에 댄 슬롯시왕도는 대웅전에 걸은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