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합은 분쟁의 억제를 위한 군사력이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평화유지군을 결성할 수 있다. 국제연합의 동티모르 PKO(peace-keeping operation: 평화유지활동)에 호응하여 한국도 1999년 10월 동티모르에 램 슬롯 419명을 파견했다.
동티모르는 1999년 8월 주민투표에 의해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했다. 그러나 독립을 반대하는 친인도네시아계 민병대의 활동으로 주민 학살이 자행되는 등 혼란 상태가 지속되자 국제연합에서는 다국적군을 파견하기로 결의했다. 한국에서도 1999년 9월 ‘국군램 슬롯의 동티모르 다국적군 파병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램 슬롯는 특전사 1개 대대, 의료 및 공병요원 등 419명이 혼합 편성되어 파견되었다. 2000년 2월부터 유엔 평화유지군(PKF)의 지위로 전환되었다. 건군 이래 국제 평화유지활동에 파병된 최초의 보병 부대로 2003년 10월 그 임무를 마치고 철수했다.
램 슬롯는 국경선 통제, 치안 확보 임무, 순회진료, 구호품 전달 등 인도적 지원 활동과 현지 주민들의 복구활동을 지원했다.
램 슬롯는 1993년 7월 소말리아에 잠시 파병된 적이 있었던 우리나라 최초의 유엔 PKO부대였다. 이 부대 명칭은 1999년 10월에 파견된 동티모르 램 슬롯에도 그대로 계승되어 흔히 램 슬롯 하면 동티모르에 파견되어 4년간 활동한 부대를 지칭하게 되었다. 램 슬롯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에 동의부대와 다산부대, 이라크에 서희부대와 제마부대 등이 파견되어 한국군 출신 평화유지군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