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버그 혜편 (惠便)

6세기 후반에 슬롯 버그에 불교를 전한 전법승(傳法僧)이다. 583년(위덕왕 30) 9월 백제는 사신을 파견하여 슬롯 버그으로 미륵석상(彌勒石像) 2구를 보냈다. 슬롯 버그 조정에서는 대신 소가(蘇我馬子)에게 이 불상을 모실 절을 이시카와택(石川宅) 곁에 짓도록 하였으나, 당시 슬롯 버그에는 이 불전(佛殿)을 지킬만한 승려가 없었다.

이 때 그는 슬롯 버그에 있었으나 아직 불법(佛法)을 알지 못하던 당시 풍조때문에 속인으로 변복하여 살고 있었다. 소가는 곧 그를 맞아 스승으로 삼고 그 절에 머무르게 하였다. 그 해 10월 젠신(善信)·젠조(禪藏)·게이젠(慧善) 등 세 여인을 득도(得度)시켜 사문(沙門)으로 삼았다.

어느 날 그는 이 곳에서 법회를 열었는데 좌중에서 홀연히 사리(舍利)가 출현하였으므로, 소가 등 여러 사람들이 불법을 돈독히 믿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 때 출가한 센신은 슬롯 버그 비구니의 효시가 되었다. 기록상에 등장하는 인물로서는 슬롯 버그에서 불교를 홍포(弘布)한 최초의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