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슬롯 허득선 (許得善)

생몰년 미상. 평양출신으로 김관준(金寬俊)과 함께 댄 슬롯소리를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발전시켰다.

학식이 있어서 댄 슬롯잡가의 사설을 다듬고 좋은 사설에 가락을 얹어 부르는 재주가 있었다. 서울·경기 선소리의 시조라는 의택이와 종대가 평양에서 소리를 하게 되었을 때 이를 듣고 배워서 댄 슬롯 선소리를 만들었고, 널리 유행시켰다.

그의 의발(衣鉢)은 김관준이 이어받았다. 그 뒤 그의 소리는 문영수(文泳洙)·이정화(李正華) 등 댄 슬롯명창에 의하여 서울에댄 슬롯 유행하게 되었고, 서울의 잡가명창들도 다투어 배웠다. 그 결과, 경댄 슬롯창(京西道唱)이 생겨서 요즈음에는 경기명창들은 으레 댄 슬롯소리를 부르게 되었다.

고종과 민비 앞에서 「기밀경」 등 댄 슬롯가무를 열연하여, 민비의 주선으로 1882년 왕세자비 책봉 때 총순(總巡) 벼슬이 하사되었다. 「기밀경」은 제자인 김칠성(金七星)을 거쳐서 김옥선(金玉仙)에게 전하여졌으나 지금은 아는 자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