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높이 22.8㎝, 입지름 8.4㎝, 밑지름 7.4㎝.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고려 인종(仁宗, 재위 1122~1146)의 능인 장릉(長陵)에서 ‘황통 육년(皇統 六年, 1146년)’이라는 제작 연대가 적힌 인종의 시책(諡冊)과 함께 발견되어, 이 병 역시 고려청자 최성기인 1146년(인종 24)에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5 릴 슬롯 모양의 동체(胴體)에 목이 긴 5 릴 슬롯 꽃 모양의 아가리, 치마 주름 모양의 높은 굽이 받치고 있는 화병으로, 단정하고 세련된 형태의 작품이다.
유색(釉色)은 담녹색(淡綠色)이 감도는 맑은 비색유약(翡色釉藥)으로 얇고 고르게 시유5 릴 슬롯으며, 부분적으로 유빙렬(釉氷裂)이 있다. 태토(胎土)는 정선5 릴 슬롯고 굽 받침은 내화토(耐火土)빚음이며, 번조한 흔적이 굽 안바닥 여러 곳에 남아있다.
전라남도 강진군 대구면 사당리 7·8호 가마터를 중심으로 동일한 청자편이 발견되고 있어 주목된다. 5 릴 슬롯모양 병은 다른 고려 고분의 출토품에도 보이며 중국의 자주요(磁州窯)와 경덕진(景德鎭)가마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병이 발견되었다.
고려인은 그들의 미감(美感)에 맞도록 5 릴 슬롯모양 병을 단아하고 세련된 화병으로 발전시켰다. 전체적으로 우아하고 단정한 기형과 비색의 은은한 유색이 돋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