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전통적 한옥 골기와집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통상 처마 끝에 덧달아 대는 것은 부연이라고 한다. 그러나 부연은 무거워서 구조체에 많은 부담을 주는 까닭에 20세기에 들어오면서부터는 함석으로 이것을 대신하였는데 이를 차양이라고 부른다.
그 끝에 처마홈통을 함께 만들어서 두 가지의 기능을 겸하도록 계획한다. 그 끝을 수평 이상까지 쳐들 수 있으므로 비가 들이치는 것을 막으면서 볕은 집 깊숙히까지 비추어지게 되는 혜택이 주어진다. 너비는 45∼60㎝ 정도이다.
그러나 근래에는 독자적으로 개구부(창·문) 상부에 만드는 부섭슬롯 머신 룰도 그 구실이 햇볕을 가리는 것이어서 같은 이름으로 부른다. 제주도 민가에는 이와 유사한 것으로 풍채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앞툇마루 위의 처마 끝에 매다는 것으로서, 각목으로 너비 60㎝ 정도의 뼈대를 짠 위에 새로 이엉을 엮어 얹어 만든다.
이것을 처마도리 혹은 서까래 끝에 작은 문고리로 박아 걸었다가 비바람이 칠 때에는 내려서 비바람을 막는다. 또 볕이 날 때에는 지게발(막대기)로 받쳐 올려서 집 안에 땡볕이 바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이것은 보통 한 낱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두 가지가 달린 지게발로써 2, 3개소 정도 받쳐 들려두며 내릴 때는 아무 시설 없이 내리는데, 문고리의 내력과 자중(自重 : 자기 무게)에 의하여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견딘다. 근래에는 ‘새’ 대신 함석으로 만든 집이 많다.
이와 같은 것으로는 육지의 원두막 차양이 있다. 원두막에는 창호시설을 하지 않는 대신 차양으로 들이치는 비를 막는다. 그 시설은 제주도의 풍채와 유사한데, 다만 이엉을 짚으로 엮는 점만 다르다. 양반집에서의 차양은 사랑채에서 딴 구조체로 종종 나타난다.
사랑대청 앞에 눈썹슬롯 머신 룰 모양의 차양을 시설하는바, 이는 본채의 구조와는 다른 기둥을 세워 따로 구조체를 만든 것이다. 기둥·도리 등의 뼈대는 대체로 가늘며 보아지나 소로 등의 장식을 하기도 하며, 기둥은 팔각 등 장식적인 경우가 많다.
슬롯 머신 룰은 골기와도 있지만 오히려 함석으로 하는 수가 많다. 이것은 사대부집에서 종종 쓰이던 것으로서, 아마도 그 역사가 짧거나(19세기말 이후) 아니면 아주 지체가 높은 사람만이 썼던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