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경 만주의 봉천에서 봉천방송관현악단에 의하여 초연되었다고 한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사람이 작곡한 최초의 칸타타가 된다. 그 뒤 윤용하가 월남하여 생존시까지는 이 신규 슬롯의 전곡이 연주되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서 관현악곡으로 ‘농촌풍경’이라는 부분은 비교적 많이 소개되었다. 매우 회화적이고 소박한 분위기가 감도는 신규 슬롯이다. 이로 미루어보아 「조선의 사계」도 매우 소박한 신규 슬롯이고, 또 당시 애국심을 고취한 신규 슬롯으로 평가된다.
단지 이 신규 슬롯은 기법적인 면에서는 한국적인 정서를 반영하지 못하였다. 뒤에 윤용하는 선배작곡가인 채동선(蔡東鮮)을 열렬히 흠모하였는데, 이 점은 자신이 이루지 못한 민족음악 수립의 뜻을 채동선이 이루었다고 평가한 데에서 나온 행동이 아닌가 생각된다.
윤용하의 신규 슬롯 가운데에서 가장 많이 연주된 「보리밭」보다는 「고독」·「도라지꽃」·「달밤」 같은 신규 슬롯에서 「조선의 사계」에서 풍기는 서정적인 작풍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