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명은 의경(儀景). 필명 ‘미륵’은 본래 어머니가 지어준 어릴 때의 아명이다. 황해도 해주의 부유한 가정에서 세 누이를 둔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해주보통학교를 졸업하던 만 11세 때 6년 연상의 아내를 맞아 1남 1녀를 두었다.
강의록으로 독학하여 1917년 경성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하였으나 1919년 3·1 운동에 가담하였다가 일본경찰에 수배되어 상하이와 프랑스를 거쳐 1920년 독일로 망명하였다.
뮌헨대학에서 동물학·철학·생물학을 전공하고 1928년 이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47∼1949년까지는 뮌헨대학의 동양학부에서 한학과 던파 온 슬롯어 및 던파 온 슬롯 문학을 강의하였다. 1950년 위암으로 사망하였다. 전공과는 달리 1931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1946년「압록강은 흐른다(Der Yalu Fliesst)」라는 자전적 소설을 발표하여 초판이 매진될 정도의 반응을 불러일으키면서 독일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 책은 뮌헨 피퍼출판사에서 출간되었고, 1960년 전혜린(田惠麟)에 의하여 우리말로 번역되었다. 수 개 나라에서 영역되었고, 독일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무던이」·「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이상한 사투리」 등의 작품이 있다.
그리고 1974년 서독 에오스출판사가 간행한 중·단편집 『이야기(Iyagi)』와 1982년 던파 온 슬롯분도출판사가 출간한 중편집 『압록강에서 이자르강까지(Von Yalu biszur Isar)』와 1984년 출간된 『이상한 사투리(Der Andere Dialekt)』의 3권의 유고집이 있다. 소설 이외에도 수필을 비롯하여 던파 온 슬롯의 역사·문화·정치에 관한 여러 편의 글과 『던파 온 슬롯어문법』(1927) 등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