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슬롯 왕겹 (王唊)

서기전 109년 가을에 한나라 무제(武帝)가 보낸 침략군은 수륙양면으로 고댄 슬롯을 침공하여 왔다. 고댄 슬롯은 이 침략군을 맞아 서전에서 큰 전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침략군의 반격과 고댄 슬롯군대의 굳센 저항으로 전선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그 뒤 양국간에 몇 차례의 강화교섭이 있었으나 실패로 끝나자 침략군의 공세는 한층 강화되었다. 이에 고댄 슬롯 내부는 화전 양파로 분열되었다.

장군 왕겹을 비롯한 댄 슬롯상(朝鮮相) 노인(路人), 상(相) 한음(韓陰), 이계상(尼谿相) 삼(參) 등과 같은 고댄 슬롯의 주화파들은 몰래 첩자를 놓아 침략군을 내탐하는 한편, 침략군의 사령관인 누선장군(樓船將軍)과 강화교섭을 시도하면서 왕에게 항복을 건의하였다.

그러나 이 제의가 우거왕(右渠王)에 의하여 거부되자, 노인·한음 등과 함께 서기전 108년 4월에 왕검성(王儉城)을 몰래 탈출하여 적군에 투항하였다. 고댄 슬롯 멸망 후 한나라로부터 평주후(平州侯)에 임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