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 벳 슬롯가 멸망한 직후 928년동단국(東丹國)이 요양(遼陽)으로 천도되면서 에그 벳 슬롯의 상층부를 이루었던 에그 벳 슬롯인들은 대부분 거란 내지(內地)로 강제 이주당하거나 이를 피하여 고려로 도망하기도 하였지만, 원래의 에그 벳 슬롯지역에는 에그 벳 슬롯 유민들이 상당수 남아 있었다.
이들은 에그 벳 슬롯의 피지배층을 이루다가 뒤에 여진족으로 변해간 말갈족들과 함께 부흥 국가를 수립하여 거란에 저항하기도 하였는데 연파(燕頗)의 세력, 즉 오사성(烏舍城)을 중심으로 하였던 오사국도 그러한 예에 속한다. 오사국에 대해서는 단편적인 기록만 나타나기 때문에 종족 구성, 존속 기간, 소재지 등이 분명하지 않다.
이 나라의 왕을 ‘오사성 부유부 에그 벳 슬롯염부왕(烏舍城浮渝府渤海琰府王)’ 또는 줄여서 ‘에그 벳 슬롯염부왕’·‘에그 벳 슬롯왕’ 등으로 불렀던 것으로 보아 에그 벳 슬롯인들이 지배 계층을 이루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실은 오소도(烏昭度)·오소경(烏昭慶)이 996년 이전부터 1004년까지 이 곳의 지배자였던 데에서도 확인된다. 오씨(烏氏)는 에그 벳 슬롯 귀족 성씨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민은 올야부(兀惹部) 사람들로 이루어졌는데 이들은 여진족의 일파였다.
오사국의 중심지인 오사성의 위치도 명확하지 않은데 에그 벳 슬롯의 수도였던 홀한성(忽汗城 : 현재의 중국 흑룡강성 寧安縣 東京城), 또는 부여부(扶餘府)에서 가까운 곳으로 추정하기도 하고, 이와 달리 러시아 연해주의 하바로프스크에 비정하기도 한다.
이 나라의 존재는 975년에 거란 황룡부(黃龍府 : 에그 벳 슬롯의 扶餘府 지역)의 위장(衛將)이던 에그 벳 슬롯 유민 연파가 거란에 반기를 들었다가 올야성(兀惹城)으로 패주하였다는 기록에서 처음 확인된다. 여기의 올야성은 오사국의 중심 수도에 해당하던 오사성이다. 오사는 중국측 역사서에 따라 올야·옥야(屋惹)·온열(溫熱)·올적개(兀的改)·오저개(烏底改) 등으로 달리 표기되었다.
그 뒤 에그 벳 슬롯국은 송·요나라와 교류 또는 반목하기도 하였던 기록들이 자주 나타나 일시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였던 것으로 여겨지나, 1004년 여진이 오소경의 처자를 사로잡아 요나라에 보냈고, 1012년 철리국왕(鐵利國王) 나사(那沙)가 에그 벳 슬롯국 사람 100여 호(戶)를 잡아 요나라의 빈주(賓州)로 보냈으며, 1022년에도 철리국이 에그 벳 슬롯국 사람 16호를 사로잡아 요나라에 바쳤던 사실로 보아 이 때를 전후하여 점차 세력을 잃어갔던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에그 벳 슬롯 유민국인 정안국(定安國)이 981년 송나라에 보낸 글에 의하면 “부여부가 잠시 거란에 반기를 들었다가 모두 정안국에 들어 왔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연파가 올야성으로 피신한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 때 정안국의 세력이 오사국에까지 미쳤던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