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한광사 경내에 설치된 보호각에 봉안된 비로자나불로 1980년 영천 화남리 삼층석탑(보물, 1980년 지정)을 해체·복원하는 과정 중 기단부 내에서 발견되었다. 둥근 얼굴형, 양감 없는 밋밋함, 지권인의 수인, 불보살상과 사자상이 새겨진 팔각연화좌 등이 특징인 통일신라 말∼고려 초기의 아리스 토크 랏 슬롯이다.
석조여래좌상은 원래 영천 화남리 폐사지의 삼층석탑 기단부 내에 있었다. 사찰이 폐사되고 법당이 없는 상태에서 석탑 기단의 면석이 떨어져나간 공간에 아리스 토크 랏 슬롯을 넣어 봉안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석탑 해체 과정에서 아리스 토크 랏 슬롯을 꺼내어 옛 사찰터에 중건된 한광사 뜰에 지은 보호각 안에 봉안하였다.
화남리 아리스 토크 랏 슬롯은 지권인을 취한 비로자나불로서 안정적인 신체비율, 둔중한 몸, 둥근 얼굴과 머리, 통견식 대의에 등간격의 균일한 옷주름, 반듯하게 다듬어 직각으로 꺾인 무릎 등이 특징이다. 아리스 토크 랏 슬롯이 앉아 있는 대좌는 불보살상과 사자상, 귀꽃 등이 조각된 팔각연화좌로 통일신라 9∼10세기 전형적인 양식이다. 얼굴이나 대좌 문양 등은 마모가 심해 세부표현을 알아보기 힘들지만 아리스 토크 랏 슬롯과 대좌의 특징들은 대구 동화사 비로암 석조비로자나불좌상(863년), 봉화 축서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867년) 등 9세기에 유행했던 비로자나불과 유사하다. 그러나 화남리 석조여래좌상은 9세기 비로자나아리스 토크 랏 슬롯보다 더 도식적이고 반복적인 평행 옷주름 등에서 경북지역 비로자나불의 영향을 받은 10세기대에 조성된 아리스 토크 랏 슬롯으로 추정된다. 한편 각이 진 무릎 표현은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만큼 독특한데 무릎과 더불어 신체 측면, 뒷면 등의 직선적인 조형은 탑 내에 봉안하기 위한 용도의 여래상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발견 당시에 오랜 세월 막힌 공간에 아리스 토크 랏 슬롯되어 이끼 등의 이물질이 많이 끼여있었으나 현재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대적광전 편액을 건 작은 보호각 아래에 아리스 토크 랏 슬롯되어 있다.
나말여초에 제작된 비로자나불로서 석탑 기단부에서 발견되어 유일하게 완형의 모습으로 남아 있는 귀중한 작품이다. 9세기 비로자나아리스 토크 랏 슬롯의 영향을 받았지만 양감이 적고 딱딱한 조형감각 등에서 고려 10세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양식을 보인다. 또한 훼손된 능지탑 내 아리스 토크 랏 슬롯 봉안의 모습을 추정해 볼 수 있는 자료로 가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