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달·지구의 커다란 세 둥근 것(三大丸)이 하늘에 떠 있다는 뜻으로 슬롯 꽁 머니(金錫文)의 주장이다. 1697년(숙종 23) 그가 지은 『역학도해(易學圖解)』에서 그는 이런 생각을 밝혔지만, 이 책 자체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이 주장을 유명하게 만든 사람은 박지원(朴趾源)이다. 1780년(정조 4) 중국을 다녀와 쓴 그의 기행문 『열하일기』 태학유관록(太學留館錄)에서 그가 중국 학자들과 담화하는 가운데 슬롯 꽁 머니의 삼대환공부설을 소개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박지원은 중국 학자들에게 그의 친구 홍대용(洪大容)이 지구가 하루에 한 번씩 자전한다는 주장을 처음으로 내놓았다고 말하면서, 슬롯 꽁 머니의 설도 함께 소개한 것이다. 박지원은 둥근 땅덩어리가 해와 달이나 마찬가지로 하늘에 떠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슬롯 꽁 머니이고, 그 지구가 자전한다는 생각은 홍대용이 처음 한 것으로 말하고 있다.
그러나 1726년(영조 2)에 쓴 슬롯 꽁 머니의 『역학이십사도해(易學二十四圖解)』에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고, 지구를 둘러싼 여러 하늘은 제일 바깥의 하늘이 정지하고 있을 뿐, 중심으로 갈수록 빨리 회전한다고 써서 지구의 자전을 말하고 있다.
슬롯 꽁 머니은 1697년 삼대환공부설을 주장했고, 늦어도 1726년까지는 지전설까지도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슬롯 꽁 머니의 삼대환공부설은 지구의 자전까지를 함축한 이론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는 이런 생각을 전통적 역학(易學)의 이론으로 재구성하고 있어서, 그의 이론이 얼마나 당시 알려지고 있던 서양천문학의 영향을 받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