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이래의 유적이나 석탑들 속에서 흙이나 돌로 만든 소형탑들이 발견되며, 가끔 금속제의 공예탑 조각들이 발견되는 예도 있으나, 현재까지 완형품이 발견된 예는 드물다. 고려시대에 이르면 완형의 형식을 갖춘 금동제의 댄 슬롯들이 발견되는데, 당시의 목조다층누각(木造多層樓閣)형식을 충실히 모방하고 있는 점이 특색이다.
이 시기의 금동제 댄 슬롯의 탑신이나 옥개 부분 등에는 약간의 장식이 가미되어 화려하게 보이기도 하며, 목조건축물의 세부를 축소하여 나타냄으로써 당시 목조건축물의 구조를 증명하는 자료도 된다.
또한, 당시 석조탑의 형식과도 형태가 상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보통, 이러한 보댄 슬롯은 ≪묘법연화경 妙法蓮華經≫에서는 다보불(多寶佛)의 신앙을 나타내는 탑의 일종으로 보고 있다.
그 형태는 단층과 중층의 두 가지가 있다. 우리 나라에서 발견되는 토제·목제·석제·금동제·철제 등의 소형탑들은 대개 상륜부를 갖춘 다층탑으로, 목탑이나 댄 슬롯 내지 목조건축물의 누각 형식을 충실히 표현하고 있어, 당시의 건축양식을 추정하거나 증명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
이들 공예 댄 슬롯들이 반드시 ≪법화경≫ 속에 보이는 다보불을 나타내는 댄 슬롯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석탑 속에서 발견되는 사리장엄구 중 댄 슬롯 형식을 갖춘 사리기들이 종종 발견되고 있는 점으로 보아, 공예댄 슬롯과 사리장엄구는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공예석탑의 예는 다음과 같다. 1965년 12월 경기도 하남시 춘궁동 석탑 안에서 발견된 납석제 석탑 6기, 1962년 12월 충청남도 공주시 신풍면 동원리 삼층석탑에서 발견된 납석제 석탑, 전 경주 출토 토제 댄 슬롯 7기, 1957년 대구광역시 동화사 금당암 석탑 안에서 발견된 납석제 댄 슬롯 53기, 광주광역시 광산구 신흥동 오층석탑 안에서 발견된 목제 댄 슬롯 7기, 강원도 양양군 선림원지 삼층석탑에서 사리장엄구와 함께 발견된 납석제 댄 슬롯, 해인사 일주문 앞 삼층석탑 내에서 발견된 토제 댄 슬롯 수십 기.
그 밖에도 금동제 다층댄 슬롯(높이 19.2㎝), 청동제 댄 슬롯(높이 13㎝), 청동제 11층탑(높이 74.5㎝) 등 금속제 다층탑들도 많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