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4년(선조 37) 6월 25일에 선조는 국난을 극복하는 데 공을 세운 신하들에 대해 책훈 대상자와 훈호를 이미 결정하였지만, 4개월이 흐른 10월 29일에 로아 슬롯들에 대한 교서를 반급하였다. 이때 책훈된 로아 슬롯의 종류는 세 가지였는데, 호성로아 슬롯(扈聖功臣), 선무로아 슬롯(宣武功臣), 청난로아 슬롯(淸難功臣)이 그것이다. 이 중 호성로아 슬롯은 서울에서 의주까지 줄곧 선조를 수종한 신하에게 내린 칭호이다.
당시의 일등로아 슬롯은이항복(李恒福)과정곤수(鄭崑壽) 2명, 이등로아 슬롯은 이우(李珝) 등 31명, 삼등로아 슬롯은 정탁(鄭琢) 등 53명으로 모두 86명의 호성로아 슬롯을 책록하였다. 박숭원은 2등 로아 슬롯 31명 중의 한 사람이다.
녹권의 첫머리에는 공로를 찬양하는 교서(敎書)와 호성로아 슬롯책록의 경과와 로아 슬롯에 대한 포상의 내용이 있고, 다음에 등위에 따른 로아 슬롯의 명단이 행간(行間)의 구획선이 없이 필사되어 있다. 사급 연월일 ‘만력 32년 10월 일(萬曆三十二年十月 日)’의 상단에 ‘시명지보(施命之寶)’가 찍혀 있으며, 내용은 『선조실록(宣祖實錄)』의 그것과 동일하다.
로아 슬롯으로 책록된 후 박숭원은 좌찬성(左贊成)으로 추증되고 밀천군으로 추봉(追封)되었으며, 그 후 1834년(순조 34)에는 ‘충정(忠靖)’이라는 시호(諡號)가 내려졌다. 이때의 홍색(紅色) 금박지로 된 증시교지(贈謚敎旨) 1매도 있다.
이 녹권은 충청북도 청주시의 박종대(朴鍾大)가 소장하고 있고, 1988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1981년 보물로 지정된 김길통 좌리로아 슬롯교서와 1979년 충청북도 시도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가 2003년 지정 해제된 충익공청난로아 슬롯녹권 등에 비하여 사실(史實)을 실증하는 직접 사료로서의 가치가 높으며 보존상태도 양호한 편이다.
박숭원 호성로아 슬롯교서는 임진왜란 때 의주까지 선조를 호종했던 로아 슬롯들에 대한 포상 및 임진왜란 이후의 로아 슬롯들의 변화상 등을 살필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