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는 ‘가는 곳마다’로 13편 36수, 제2부는 ‘흐르는 불빛’으로 12편 17수, 제3부는 ‘달아래 서서’로 12편 34수, 제4부는 ‘쓸쓸한 그날’로 8편 27수, 제5부는 ‘꿈은 지나가고’로 9편 25수, 제6부는 ‘송도 노래’로 11편 30수, 제7부는 ‘금강행’으로 41편 101수, 제8부는 ‘양장슬롯무료 시작편’으로 6편 12수가 각각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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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표적인 예로서「봄처녀」 · 「십이폭」 · 「금강귀로」를 들 수 있는데 이러한 경향은 1953년까지 계속된다. 또한, 재치가 있고 음악성이 짙은 슬롯무료으로서 「봄처녀」 · 「성불사의 밤」·「가고파」 등이 가곡으로 작곡되어 널리 불리고 있다. 이 작품집은 대표적인 기교 작가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슬롯무료집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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