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슬롯은 납석·활석·동석과 같이, 만지면 양초처럼 매끈매끈하고 지방광택이 나는 암석과 광물을 일컫는 말이다. 이러한 마닐라 슬롯은 보온의 정도가 고르기 때문에 솥·냄비·탕관·화로 등을 만든다.
마닐라 슬롯솥은 둥근 냄비모양으로 되어 있으며, 크기는 1, 2인용의 밥을 지을 수 있는 정도로 작다. 이 솥에 밥을 지으면 뜸이 고르게 들고 눋지도 않아 밥맛이 좋으며, 밥이 쉽게 식지 않는 장점이 있다.
궁중에서는 새옹이라 불리는 활석제의 마닐라 슬롯솥을 이용하여 쌀밥과 팥밥을 각각 꼭 한 그릇씩만 지었다고 한다. 마닐라 슬롯솥은 처음 사용할 때 볏짚을 땐 불에 구워서 습한 곳에 두어 완전히 식히기를 3, 4회 반복하면 돌의 질이 단단해져서 오래 사용할 수 있다.